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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쓰레기는 되가져 갑시다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글 같지도 않은 글을 쓰면서도 한 점 부끄럼 없이 산다고 착각하며 살아 왔다
노래 같지도 않은 노래를 부르고 삶 같지도 않은 삶을 살면서도 대단한 일을 한 것인양 뻐기며 살아왔다
본향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이 땅에 남긴 모든 흔적을 지워야 한다
인생의 어느 때인가 남아있는 날이 지나온 날보다 짧다고 느껴지면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소풍 와서 잘 놀았다면 산에게 감사하고 슬그머니 떠날 일이다 깨진 병 조각과 사금파리, 음식 쓰레기는 비닐에 담아 조용히 되가져 가야 한다. 될 수 있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한다.
왔었다는 흔적을 남기려 이름을 새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기념비를 남기는 것 또한 몹쓸 짓이다. 그저 조용히 남아있는 흔적 지우며 찌그러져야 한다. 조용히 사라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기억되는 건 복이지만 사라지는 건 은혜이다
장학진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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