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2부예배 설교 | 김종윤 목사 | 2020-10-25 | |||
|
|||||
코로나19의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맞이하는 종교개혁주일이 유난히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물론 교회에 대한 작금의 평가에 있어서는 어떤 의미에서 분명 타당하거나 공정하다고 볼 수 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또한 이 모든 상황에대한 교회의 대응과 반응 역시 그다지 적절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아직도 과연 교회가 개혁에 대하여 어떤 메시지를 말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됩니다. 개혁의 주체라 여기던 교회가 이제는 어느새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문득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의 나무들을 보면서 어쩌면 그렇게 이들은 가르쳐 주는 이가 없이도 그토록 지혜로운가를 되묻게 됩니다. 이보다 훨씬 더 가벼워져야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단순해져야 합니다.
∙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 도망자가 아닌 개척자로 살아가는 정신.
초대교회에 닥친 박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웬만해서는 그동안 뿌리내리고 있었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삶의 근거지를 떠나 정처없이 흩어져야만 했습니다. 언제 돌아올찌 기약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자기 기반이 불안한데 어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박해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서 말입니다. 이들은 다가오는 핍박을 피해서 도망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자신들을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개척자들로 여겼습니다.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새롭게 변화될 기회는 남아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것이 복음입니다.
∙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 – 편리함이 아니라 불편함을 선택하는 능력
사마리아 지역은 당시의 여러 가지 역학관계를 생각해 볼 때 결코 타당한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과 여타의 지역에 있는 유대인들 간의 뿌리깊은 반감은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불편한 일들을 초래했습니다. 그런 일을 모르는 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빌립은 사마리아 성으로 내려갔습니다. 그에게는 지역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손쉽고 편리한 대상을 고르지 않았습니다. 힘들고 어려우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손쉽고 편리한 길을 택합니다. 아무리 명분도 있어야 하지만 그래도 먼저 살고봐야 하지 않느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면 때로 편리함이 아니라 불편함을 선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안전하고 쉬운 방법 만 택하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약골이 되고 맙니다.
∙ 그 성에 큰 기쁨이 있더라 – 큰 박해와 큰 슬픔을 큰 기쁨으로 바꾸시는 은혜
8장은 스데반의 순교 이후 초대교회에 드리웠던 큰 박해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큰 박해로 인해서 많은 이들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경건한 이들은 크게 슬퍼했습니다. 눈앞에서 펼쳐진 이 불의한 일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울 수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새로운 길을 준비하시고 역사하십니다. 마침내 하나님은 흩어진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을 때 그곳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더러운 귀신이 나가고 병자들이 나음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그 성에 큰 기쁨이 있게 하십니다. 전해야 할 메시지가 분명하면 아무리 큰 슬픔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