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관계 안에서 태어나고 또 관계 안에서 자라납니다.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이기에 이 관계의 문제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몸이 아프면 삶이 힘들어 지듯 관계가 병들면 괴로움이 찾아옵니다. 일이 어려운게 아니라 일과 관련되어 맺어야 하는 관계가 어려운 겁니다. 자리가 힘든 게 아니라 그런 어려운 관계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이 힘든 겁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가지고 있는 자산 중에서 제일 비중있게 관리해 야하는 것은 관계자산입니다. 이는 신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믿음은 관계를 건강하게 합니다. 성숙한 믿음은 성숙한 관계 위에 세워집니다. 관계를 돌아보아 믿음을 바로 세우는 일은 코로나 이후 더욱 중요하게 살펴야 할 과제입니다

∙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 관계의 성숙을 원한다면 때를 분별하십시오.

언제나 마음 먹은대로 할수 있다면 가리고 조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한계를 살아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상황이 있고, 그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것만 선택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 상대성 위에 기반한 관계는 결코 깊어지거나 돈독해 질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때를 분별하는 것은 관계의 성숙을 위해서는 상당히 중요한 원칙입니다. 물리적인 시간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변할수 있고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하고 달라진다고 해도 모든 것이 변하고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 – 믿음은 불확실한 미래를 붙드는 힘입니다.

자기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기로 작정하신 주님은 저녁을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두벗고 수건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십니다.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동사들은 주님의 사랑이 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수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이런 구체적인 행동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생각하는 틀에 갇혀서 판단하는 베드로는 주님의 이런 손길조차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베드로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이후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 믿음은 불확실한 미래를 붙드는 힘입니다.

∙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아니하면 – 상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복음입니다. 

믿음은 알지 못하는 지금과 반드시 알게 될 미래를 연결합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하는 모든 일들은 그냥 사라지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 다 알지 못한다고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후에는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상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욱 감사하고 놀라운 사실은 이런 일을 위하여 주님이 먼저 팔을 걷어 부치고 제자들의 발을 먼저 씻어주셨다고 하는 것입니다. 깨끗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부끄러워도 주님께로 내어 밀기만 하면 얼마든지 깨끗하게 씻어 주실 것입니다. 부족해도 상관이 있다고 말하십시오. 더 이상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해도 주님과의 관계 안에 머물러 계십시오. 이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