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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년이 되어 갑니다. 김종윤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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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dchurch.net/bbs/bbsView/36/5296945

 

 

한동안 망설이다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시원치 않은 다리 때문입니다.
최근들어서 다리 특히 왼쪽 무릎 관절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

뭐 본래도 그다지 상태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불편하지는 않았었는데....
이제는 무릎관절에 붓기도 느껴지고
통증도 예년보다 오래가는 듯했습니다.

 

걷는 것도 불편해지고 신경이 쓰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좋을가 고민이 되었던 거지요.  

 

웬만하면 그냥 지낼텐데...
그냥 이대로 계속가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그래보아야 인공관절 수술인데 ....
그것도 저와같은 혈우환자들에게는 여의치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피가 쉽게 멈추지 않아서
수술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할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고심끝에 병원을 찾으면서도 .
이런 저런 생각이 가득합니다.  

 

수술을 하게 되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그동안 교회는 어떻게 할껀지
그리고 수술한 다음에는 관절이 좋아질 수 있는지
등등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갑니다.

 

실은 교회 장로님들께 먼저 말씀을 드려서
교회건축을 다하고 나면 좀 쉴수있겠느냐고 그랬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건축도 마쳤으니
휴가다운 휴가를 가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때 수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장로님들은 수술을 하려면
차라리 교회가 건축하고 있는 지금이 어떠겠느냐고 하시더군요.
아픈다리를 가지고 굳이 건축뒤로 미룰 것도 아니고
뭐 교회 건축이야 대강의 큰 내용들은 이미 결정이 되어서
진행되는 것만 하면 될 것이니
제가 그다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이고
오히려 교회건축을 한 다음에는
목사님이 자리를 비우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엇지요.
생각해보니 틀린말이 아니었습니다.

 

이래 저래 뒤로 미룰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심끝에 결정했던 강동경희대병원이
그동안 메르스로 인해서 페쇠되었다가 다시 열었으니
겸사 겸사 의사를 만나보기나 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저와같은 환자들을 많이 수술했다는 의사를 택해서
소위 특진이란 것을 받았습니다.

 

의사들이야 처음부터 좋은 이야기보다는
가장 나쁜 가능성부터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의사로부터 수술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어려움
그리고 수술 이후에 계속되어야 할
후속치료들에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시원해 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다시한번 확인하게된 별것도 아닌 내 몸에 대하여
그냥 한숨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정작 의사앞에서는
수술을 하게 되면 언제가 좋고
또 현재로서는 어떻게 하고 있어야
최선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냐는 것을 묻기도 했지만 ...
다시 의사로부터 들은 것은
현재도 이미 망가질데로 다 망가져 있으니
더 이상 나쁠 수 없다고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당신같은 환자는 수술하는데
이런 저런 어려움이 있고
그리고 결과도 그다지 썩좋아질 것도 같지 않은 수술이라고 하는 말을
친절하게 재차 확인해 주었습니다.

 

의사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데
더 이상 수술에대한 이야기를 할 마음도 사라진지라
결국 간단한 약처방을 받고
나중에 견디다 견디다 도저히 참을수없게 되면
다시 수술을 생각해 보겠노라고 하는 말을 하면서 돌아섰습니다.

 

잠시의 정막이 흐르고 아내가 말합니다.
힘들면 목회 일년쉬면 안되겠느냐고...
그동안 먹고사는 문제야
자기가 일용직이라도 나가서 벌면
산입에 거미줄 치겠느냐고..
별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알아주지도 않는 목회를
억지로 그렇게 다리 아픈 것 참아가면서
계속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

 

저는 압니다.
속이 상해 있는 절 생각해서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아내에게 있어서나 저에게 있어서
목회자의 길이란게
그냥 밥벌이하는 직업 중에 하나가 아니란 것을요.

 

누가 그러더군요.
답답한 것은 답이 두 개라서 그런거라고..
그리고 갑갑한 것은
갑옷을 두 개나 뒤집어 쓰고 있어서 그런거라고

답이 없어서도 문제이지만
여기 저기 답이라 생각되는 것이
한두개가 아니니 쉬운게 아니라 오히려 힘든 거고,
갑옷을 두개씩이나 두르고 있었으니
그게 갑갑한 거라는 거지요.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그냥 수술만 하면 더이상 아프지 않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햇던 것이
얼마나 순진하게 여겨지던지요.  

 

그만큼 저는 아직도 제 몸둥아리를 잘 모르고
세상물정도 잘 모르는 아이와도 같았습니다.

 

답은 병원에 있지 않았습니다.
답은 의사를 만난다고 얻을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다 주셨음을 믿기로 했습니다.
감당할수 없는 시험은 허락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사명도 그냥 감당하라고 하시는 분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믿기로 했습니다.

 

이제까지 오게 된 것도 내 힘과 내 의지로 된 것이 아니니
또 앞으로의 길도 내 힘과 내 의지가 아닌
그분의 인도하심 속에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믿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주님..
때로는 참 걱정됩니다.  

 

----------------------------------------------------- 이상 [2015. 7.25  페북에서]

 

 

1년전이었습니다.
그땐 한참 막막했었는데...
어느새 1년을 잘 살았습니다.

 

답은 여전히 없습니다....
주님 밖에는.....

 

그래도
감사는 배웠습니다.
견디게 하셨으니까요.

 

또 그렇게 우리는
살아갈 겁니다.

은혜 안에서

 

예수희망!

 

--------------------------------------------------- 이상 [2016.7.26 - 페북에서]

 

다시 1년이 되어옵니다.

 

다리는 여전합니다.

다만 바뀐 것이 있다면

이제는 조금 익숙해 진 것입니다.

매일 같이 혈관을 찾아 바늘을 꼽는 것도,

가끔씩 앉았다가 일어서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조금씩 익숙해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낯선 것도 있습니다.

자꾸만 감추려고 해도 숨길수 없는 

구부정한 무릎이 낯설고

가끔씩 잊을만 하면 빵빵터뜨려 주시는

주님의 싸이렌도 낯섭니다.

 

이렇게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때문에도...

그리고

아직 낯이 선 것 때문에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2017.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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