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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2일 주일설교 | 김종윤 목사 | 2023-0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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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다고 하니 감사한 마음과 함께 더욱 신중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시간이라 하는 것도 실은 지나간 과거와 전적으로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새해 첫날인 설날을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 경거망동을 삼가는 날’이란 뜻의 신일(愼日)이라고 부른 선인들은 참 지혜롭습니다. 익숙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돌아보면서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거룩함의 씨앗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하루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사도행전에 기록된 바울의 마지막 행적은 거침없이 담대히 나아가는 삶의 비밀이 무엇인지 잘 말해 줍니다. ∙ 내가 이 쇠사슬에 매인 바 되었노라 – 몸은 매였어도 정신은 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마침내 바울 일행이 로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하루하루는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더욱 당시 바울의 처지는 결코 자유롭지 못한 피의자의 신분이었습니다. 다만 감사한 것은 일반적인 죄수들처럼 전혀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감옥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배정된 군인과 함께 따로 있을 수 있게 되어 제한된 범위이지만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입니다. 당시 바울의 몸은 쇠사슬에 매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삶을 대하는 바울의 태도와 자세는 묶인 사람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 초라해도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Manners Maketh Man 이란 태도와 품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문장입니다. 바울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가택연금과 같은 불편한 상황에서 바울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더욱 현재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어떤 일도 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로마에 도착한 지 사흘 만에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더욱 기록에 따르면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와 예수에 대하여 권하고 전했습니다. 당시 바울은 변변한 건물하나 없었습니다. 고작해야 초라한 셋집이 전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그곳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더 좋은 다른 때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지금 있는 곳이 초라하다고 더 좋은 다른 곳, 특별한 곳을 찾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역사는 내가 있는 곳, 바로 그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 올 해도 거침없이 나아가는 담대한 삶 살게 하소서.
바울의 로마행과 관련되어 일반적인 기대는 이렇습니다. 주님의 인도하심과 이끄심 속에서 로마로 가게 되었다면 정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사역의 열매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의 마지막은 바울의 사역으로 얼마나 주님께 돌아왔는지 또 어떤 명시적인 사건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도행전의 마지막까지 그려지고 있는 것은 사람들을 영접하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면서 주 예수에 관한 것을 담대하고 거침없이 가르치는 바울의 모습만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사도행전의 마지막이 우리에게 정녕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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