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기다릴 수 있는 능력 | 김종윤 목사 | 2023-0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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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괜찮았습니다. 사울이 왕으로 부름을 받았을 때 그는 성급한 백성들을 하나님의 인도하심 앞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질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외모에 있어서 그는 그보다 더 준수한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훈남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말에 온 땅을 두루 찾아다닐 정도로 충직했습니다. 그리고 사울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심정과 조언을 헤아리며 귀 기울일 줄 아는 따뜻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왕으로 세움을 받은 뒤에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멸시를 참아낼 줄 아는 인내와 겸손함까지 있었습니다. 분명 사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출발을 했고 탁월한 역사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사울에게는 이 모든 장점들이 퇴색해 가는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을 기다렸으나 – 조금 더 기다리려면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 모든 일들은 일정한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그냥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들어간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그 값어치는 달라집니다. 기다림은 창조의 원리입니다. 하나님도 세상을 단번이 아닌 하루하루 기다림으로 지으셨습니다. 기다림은 성장과 성숙의 원리입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이미 왕으로 부름받고 난감해 하던 사울에게 기다림으로 자신의 변화를 감당해 갈 것을 강력하게 권면했습니다. 사울도 처음에는 참고 기다릴 줄 알았습니다. 이번에도 사울은 정해진 기간을 잘 견디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해진 시간이 지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기 위해서는 믿음이 있어야만 합니다.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 부득이함을 핑계로 하면 결국 남는 게 없습니다.
마음이 급해지고 시간에 쫓기게 되면 분별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생각이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이 차오르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지요. 그때 우리는 부득이하다고 하는 말을 하게 됩니다. 부득이하다고 하는 말에는 미안함과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다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반복되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 용납되고 참아 주기도 하는 것이 바로 이 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런 말들이 통하지 않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이든지 부득이함을 핑계로 하면 결국 남는 것이란 없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하고 결국 부득이하게 번제를 드렸던 사울이 사무엘에게 하고 있는 변명의 말들을 살펴보십시오. 사울의 실패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되고 맙니다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므로 – 말씀에 대한 순종이 기다림의 능력을 키웁니다.
사울의 실패는 우리에게 기다리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는 것을 알게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 힘을 최고의 능력이라 여깁니다. 아무것도 할수 없다고 하는 것이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때로는 정말 답답하고 견디기 어려운 것이 바로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기다려야만 하는 것처럼 생각될 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바로 그 순간이야 말로 최고의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때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냥 그 자리에 있기만 할 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하나님이 있게 하신 바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하는 것이 기다림의 능력을 키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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